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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깜깜이 선거만은 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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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4-0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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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간 연장됐다. 국민들은 이 캠페인에 대한 피로감이 쌓인 상황에서도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보니 대부분 수용하는 눈치다. 소상공인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지만 확진자 증가폭을 잡지 못한다면 더 큰 손실을 겪을 수도 있으므로 정부의 권유를 따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4·15 총선이다. 총선 이슈가 코로나19로 묻히고 투표율 하라가 후보자들의 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깜깜이 선거'로 치러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은 이번 코로나19로 말마암아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이고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보니 후보자들의 선거운동까지 제한돼 상당수 유권자들이 정책공약은 물론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투표장에 가야할 판국이다. 실제로 후보들은 지난 2일 공시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됐음에도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대규모 동원 유세나 다중장소 선거운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대신 개인방송이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화를 통한 홍보를 활용해 정책공약과 선거운동 상황을 알리며 후보를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나간 선거와 달라진 방법도 눈에 띈다. 선거운동원들이 길거리에서 삼삼오오 모여다니며 쓰레기 줍기나 방역활동으로 후보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자들의 홍보를 접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직접 후보와 SNS 지인맺기를 하거나 일일이 검색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이 같은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유권자층은 아예 어떤 후보가 무슨 정책과 공약을 가지고 있는지 정보를 얻을 수 없는 현실이다. 더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총선에 관해 지인들과의 토론이나 의견 교환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선거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트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표율 하락을 염려하고 있다. 투표율 하락은 결국 거대 양당 중심의 기득권을 공고히 할 우려도 있다. 여당인 민주당과 제1 야당인 통합당에 힘이 실릴 수 있고 소수 정당과 정치신인에 불리한 면이 있다. 또 무엇보다 정책과 이슈가 묻히면서 깜깜이 선거가 이뤄져 정치적 퇴행이 발생할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결국 가장 쉬운 접근은 공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우편으로 배달되는 공보물은 거의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갔지만 이번에는 꼼꼼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최소한 후보의 이력과 정치적 방향은 파악하고 표를 던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실현 가능한 공약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려내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앞으로 4년 동안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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